
부모님이 물려주실 집과 땅이 든든한 미래가 될지, 예상치 못한 세금 폭탄이 될지는 지금의 준비에 따라 갈립니다.
정확한 제도와 세금을 미리 이해해 두면 가족 사이 오해를 줄이고, 필요 이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① 부모님 집·토지 상속, 전체 흐름 먼저 이해하기
부모님 명의의 집과 토지는 상속이라는 절차를 거쳐 자녀에게 넘어옵니다. 겉으로는 “상속 받았다”라는 한마디로 끝나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속 개시, 상속재산 파악, 상속세 신고, 등기 이전, 사후 관리까지 여러 단계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 단계마다 놓치기 쉬운 세금과 신고 기한이 숨어 있어서 전체 흐름을 먼저 머릿속에 그려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속은 피상속인(부모님)의 사망과 동시에 개시됩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상속 재산과 채무가 확정되고, 상속세를 계산할 때도 이 날짜를 기준으로 평가액을 따집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장례와 정리로 정신없지만, 세법상 시계는 이미 그때부터 흘러가기 시작한다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다음 단계는 상속 재산의 범위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집, 토지, 예금, 주식뿐 아니라 전세보증금 반환 의무, 대출, 각종 채무도 모두 포함됩니다. 특히 집과 토지는 공시지가, 시가, 인근 거래 사례 등 여러 기준을 활용해 평가하는데, 어떤 기준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상속세가 달라질 수 있어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흐름으로 보면 보통 아래와 같은 순서를 밟게 됩니다.
- ① 상속 개시: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 기준으로 상속이 발생
- ② 상속인·상속분 확인: 가족관계등록부, 혼인·입양 관계, 유언장 여부 등을 통해 지분 비율 확정
- ③ 상속 재산·채무 파악: 집, 토지, 금융자산, 빚까지 모두 목록 작성
- ④ 상속세 신고·납부: 상속 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해외 거주자 등 예외는 9개월)
- ⑤ 등기 이전 및 사후 관리: 부동산 상속등기, 농지의 경우 추가 신고·관리 의무 확인
여기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상속등기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점입니다. 상속세 신고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가산세가 붙고, 농지처럼 별도의 관리 제도가 있는 재산은 몇 년 뒤에 별안간 ‘처분 명령’을 통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집과 토지 상속은 단순한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세금·등기·농지 제도를 한 번에 보는 종합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가상의 사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2024년 10월 1일,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서울의 아파트 1채와 고향 농지 2,000㎡, 예금 1억 원이 상속 재산이 되었다고 가정합니다. 이 날짜가 상속 개시일이 되고,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은 2025년 4월 30일이 되는 식으로 일정이 자동으로 정해집니다. 이 구조를 이해해 두면 실제 상황에서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훨씬 내 현실처럼 잡히게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의 가능성입니다. 상속은 재산만 받는 것이 아니라 빚도 함께 승계하는 구조라, 부모님 명의의 채무가 큰 경우에는 법원에 상속 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신청해야 할 수 있습니다. 상속 포기·한정승인도 법으로 정한 기한과 절차가 있으므로, 집·토지 가치와 채무를 함께 비교하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 부모님 명의 부동산이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 있는지, 지번 기준으로 목록을 한 번 정리해 두기
- 농지인지, 대지인지, 임야인지 등 토지의 용도와 공부(등기부·토지대장·지적도)를 미리 확인해 두기
- 대출·보증 등 채무가 있는지, 상환 스케줄과 남은 금액을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여쭤보고 메모해 두기
“상속은 사람이 떠난 뒤에 시작되지만, 준비는 살아 있을 때 같이 해야 가장 평온하다.” 한 상속 전문 변호사가 상담 현장에서 자주 하는 말입니다.
② 상속세 기본 구조와 공제 제도 핵심 정리
부모님 집·토지 상속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상속세입니다. 상속세는 국가가 부과하는 국세로, 상속으로 받은 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집이랑 땅이 있으니 무조건 상속세를 낸다” 또는 “부모님 재산이 많지 않으니 상속세는 상관없다”처럼 단순하게 생각하면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상속세는 먼저 상속 재산가액을 모두 합산한 뒤, 채무와 장례비 등 일정 비용을 빼고, 각종 공제를 적용한 후 남은 금액에 세율을 곱해 계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바로 ‘공제’입니다. 공제 항목을 잘 활용하면 같은 재산이라도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공제로는 기초공제, 배우자공제, 일괄공제 등이 있습니다.
- 상속 재산가액 합산: 집·토지·예금·주식·보험금 등
- 채무·장례비용 차감: 대출, 미지급 세금, 장례비 등
- 공제 적용: 기초공제, 인적공제, 배우자공제, 일괄공제 등
- 과세가액 산출 후 세율 적용: 누진세율 구조로 재산 규모에 따라 세율이 올라감
- 세액공제·감면 확인: 신고세액공제, 외국납부세액공제 등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기준 중 하나가 ‘일괄공제 5억 원’입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속재산에서 5억 원을 한꺼번에 공제해 주는 제도로, 재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가정에서는 이 일괄공제와 다른 공제들을 감안했을 때 실제로 상속세 납부 의무가 없거나 매우 적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공제 금액과 요건은 시기마다 조금씩 바뀔 수 있어 최신 기준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공제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부모님 중 한 분이 먼저 돌아가신 경우, 남은 배우자에게 넘어가는 재산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공제를 해 줍니다. 예를 들어 2023년 기준으로는 최대 30억 원까지 공제 범위가 있었는데, 이 덕분에 1차 상속(부모 한 분 사망)에서는 상속세 부담이 거의 없거나 줄어드는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남은 부모님마저 돌아가시는 2차 상속 때는 공제 폭이 줄어들면서 세 부담이 한 번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상속세가 많이 나올지 적게 나올지를 가르는 건 재산의 총액보다 공제를 얼마나 챙겼느냐이다.” 여러 상속 사례를 비교해 보면 이 문장이 실감 나게 다가옵니다.
- 부모님 명의 부동산의 공시지가 기준 대략적인 합계를 먼저 파악해 둡니다.
- 예금·펀드·주식 등 금융자산을 더한 뒤, 남은 대출과 빚을 빼고 대략적인 순재산을 계산합니다.
- 현재 기준 일괄공제(5억 원 수준)와 배우자공제 가능성을 고려해 봅니다. 이때 인터넷 상속세 간이 계산기를 활용하면 감각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부분이 ‘10년 내 증여 재산 합산’입니다. 피상속인이 사망 전 10년 이내에 특정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 계산 시 다시 합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2019년에 아파트 지분 일부를 증여하고, 2025년에 상속이 개시되었다면 이 증여분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증여 내역까지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③ 부모님 집 상속 시 주택 관련 세금 체크포인트
부모님 명의 집을 상속받으면 상속세 외에도 지방세와 향후 양도소득세 문제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다주택 규제가 강화된 시기에는 상속주택이 ‘주택 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민감한 이슈였습니다. 제도는 조금씩 변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상속으로 취득한 주택은 일부 상황에서 주택 수 산정 시 예외로 보아주거나 일정 기간 유예를 두는 식의 규정들이 존재합니다.
먼저 지방세 측면에서 보면, 상속으로 인한 취득에도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다만 일반 매매 취득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거나,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이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속세와 취득세는 서로 다른 세금이라 각각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헷갈림이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2023년 기준으로 서울에 본인 명의 아파트 1채를 보유한 직장인 A씨가 2024년 3월, 지방에 있는 부모님 단독주택을 상속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상속주택은 일정 기간 동안 양도소득세 계산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해 주는 특례가 적용될 수 있어, 당장 2주택자가 되어 비과세 혜택을 잃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특례는 세법 개정에 상당한 영향을 받으므로, 실제 매도 시점의 규정을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상속으로 집을 취득하면 다음 해부터 재산세 고지서가 상속인에게 발송됩니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상속주택을 일정 기간 주택 수에서 제외해 주는지 여부가 시기별로 다르니, 상속 직후보다는 종부세 신고 시점에 다시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양도소득세: 부모님 집을 상속받았다가 나중에 매도할 경우, 상속받은 시점과 보유 기간, 본인 다른 집과의 관계에 따라 양도세가 크게 달라집니다. 상속 개시일 이전에 부모님이 오래 보유한 기간이 일부 인정되는 규정도 있어, 취득·보유 기간 계산을 세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 본인 명의 기존 주택과 상속주택의 시세·보유 기간·입지 등을 비교해, 어떤 집을 유지하고 어떤 집을 매도할지 중장기 계획을 세웁니다.
- 향후 5년 내 이사·자녀 교육·부모님 요양 계획 등 가족의 생활 계획과 연결해서 주택 전략을 고민합니다.
- 양도세 비과세 요건(1세대 1주택 보유기간, 거주기간)을 지키기 위해 어느 집에 실제로 거주하는 것이 유리한지도 함께 검토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은 상속인 여러 명이 집을 공동명의로 상속받는 경우입니다. 이때 지분대로 공동상속등기를 해 두면, 나중에 한 명이 지분을 정리하려고 다른 형제의 지분을 매수할 때 다시 취득세와 양도세 이슈가 발생합니다. 처음부터 형제 간 협의를 통해 한 명 또는 두 명에게로 정리해 상속등기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용과 갈등을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④ 부모님 농지 상속 전 꼭 알아둘 농지 제도·규제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던 논·밭을 상속받는 경우에는 일반 주택 상속과는 다른 규제가 존재합니다. 농지는 농업 생산을 위한 용도로 보호받는 대신, 함부로 전용하거나 방치하지 못하도록 각종 제도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속인은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상속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후 관리 방식에 따라 행정 지도를 받거나 처분 의무를 지게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많이 언급되는 제도가 ‘농지취득자격증명’입니다. 일반적으로 농지를 매수할 때는 시·군·구청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하는데, 상속의 경우에는 이 증명이 면제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상속으로 취득했다고 해서 아무런 절차가 없는 것은 아니고, 농지 소재지 관청에 상속 사실 신고와 향후 이용 계획 확인 등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상속인은 도시 거주, 직접 농사를 지을 계획이 없어서 농지를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
- 인근 농민에게 임대를 주고 소액의 임대료를 받는 형태로 유지하는 경우
- 중장기적으로는 매각을 고려하지만, 개발 가능성이나 시기를 저울질하며 관망하는 경우
농지법상 일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농지를 계속 보유하는 경우, 관청에서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이거나, 대규모로 상속받은 농지의 경우에는 사후 관리에 더 민감할 수 있습니다. 처분 명령을 받은 뒤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나올 수 있으니, 상속 후 1~2년 내에 농지 활용 계획을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세금 측면에서 보면, 농지는 상속세 평가 시 일반 토지와 유사하게 공시지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되, 실제 농업에 이용되고 있는지 여부, 농업진흥구역 포함 여부 등에 따라 평가 방식이나 각종 감면 규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양도할 때 일정 기간 직접 경작한 농지라면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른바 ‘8년 자경농지 감면’ 등)을 받을 수 있었던 제도도 있어, 상속 직후부터 어떻게 이용할지에 따라 10년 뒤의 세금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농사를 지을 여건이 안 된다면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 제도를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경북 지역 논 3,000㎡를 상속받은 B씨가, 2023년부터 농지은행에 위탁 임대를 맡겨 인근 농민에게 임대되도록 한 사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이 경우 상속인은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지의 공익적 이용이 유지되고, 임대수익도 일부 얻으면서 처분 명령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지역마다 세부 조건이 다를 수 있어, 농지 소재지 지사에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 농지대장·지적도·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통해 해당 농지가 농업진흥지역인지, 개발제한구역인지, 향후 개발 가능성이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농지를 쪼개서 공유지분으로 상속받으면 나중에 매각·임대 시 협의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한 명이 전체를 상속받되, 다른 상속인에게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 농지 주변에 도로 개설, 산업단지 조성, 도시개발 계획 등 장기 호재가 있는지 지자체의 도시계획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됩니다.
⑤ 상속 vs 생전 증여, 어떤 방식이 현실적으로 유리할까
부모님과 상속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리 증여를 하는 게 나을까, 그냥 상속으로 두는 게 나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기본적으로 같은 세율 구조를 따르지만, 공제 방식과 과세 시점, 자녀의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달라집니다. 단순히 “증여세가 더 싸다” 또는 “상속세가 더 유리하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가족 상황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야 합니다.
- 세금을 내는 시점: 상속세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한 번에, 증여세는 증여할 때마다 그때그때 납부합니다.
- 공제 구조: 상속은 일괄공제·배우자공제 등 큰 공제가 가능하고, 증여는 인별 증여재산공제를 통해 여러 번 나누어 증여하는 전략이 가능합니다.
- 재산과 권한의 이동: 증여를 하면 법적으로 자녀 소유가 되어, 부모님이 그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기 어려워지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 소유의 아파트를 자녀에게 2020년,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일부 지분씩 증여하고, 나머지는 상속으로 넘기는 복합 전략도 가능합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사망 전 10년 내 증여분은 상속세 계산 시 다시 합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여와 상속을 완전히 분리해서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는 “생전 증여로 미리 조금씩 넘기면서, 큰 틀은 상속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을 많이 선택합니다.
- 부모님께서 은퇴 이후 생활자금이 충분한지, 증여 후에도 경제적 여유가 남는지
- 자녀가 아직 결혼 전인지, 이미 가정을 꾸렸는지, 향후 이혼·채무 위험은 없는지
- 한 자녀에게 편중 증여를 하는 경우 다른 자녀와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지
농지의 경우에는 생전 증여 시에도 농지취득자격증명, 실제 경작 여부 등 농지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상속보다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도시 거주 자녀가 농사를 지을 계획이 없다면, 농지 증여보다는 상속 후 매각 또는 농지은행 위탁 등 다른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 편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녀 중 누군가 귀농·귀촌 계획이 뚜렷하다면, 준비 기간을 염두에 두고 일부 농지를 미리 증여하는 전략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⑥ 상속 실무 준비 체크리스트와 가족 협의 요령
부모님 명의 집·토지 상속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사실 ‘세금 계산’이 아니라 ‘가족 간의 대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집과 농지가 섞여 있는 경우, 어느 자녀가 집을 가져가고 누가 농지를 가져갈지, 현금 정산은 어떻게 할지에 따라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도 이해와 함께, 실제 준비 단계에서 체크할 항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부모님 명의 부동산 등기부등본,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공시지가 자료를 한 번에 모아 둡니다.
- 예금·보험·연금·주식 등 금융자산 내역, 대출·보증 등 채무 내역을 표로 정리합니다.
- 과거 10년간 가족 간 증여·금전 거래(계좌이체 기록 포함)를 가능한 범위에서 정리합니다.
- 부모님 의사를 반영한 유언장 작성 여부를 논의하되, 공증 또는 유언대용신탁 등 법적 효력이 분명한 방식을 검토합니다.
- 상속세·양도세·농지 관련해서 최소 1~2회는 세무사·변호사에게 상담을 받아 봅니다.
가족 협의에서는 ‘금액’보다는 ‘원칙’을 먼저 합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집은 실제로 거주 중인 자녀에게 우선 배분한다”, “농지는 귀농 의사가 있는 자녀에게 우선 배분하고, 다른 자녀에게는 현금으로 정산한다” 같은 기준을 정한 뒤, 세부 금액은 감정평가 또는 시가를 참고해 조율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상속세와 별개로 형제 간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요즘 상속세랑 농지 상속 때문에 가족끼리 힘들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우리는 미리 정리를 해 두면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지금 당장 뭘 결정하자는 건 아니고, 부모님 생각을 미리 들어보고 싶어요.” 이렇게 ‘부모님 재산을 달라’는 느낌이 아니라 ‘부모님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정리’라는 톤으로 이야기하면 대화가 조금 더 부드럽게 시작됩니다.
또한, 상속세를 어떻게 납부할지도 미리 고민해 두어야 합니다. 상속세는 한 번에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분납(연부연납)이나 물납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금은 많지 않지만 시가가 높은 토지·건물을 상속받는 경우, 현금 마련을 위해 서둘러 급매로 파는 대신, 연부연납을 통해 몇 년에 걸쳐 상속세를 납부하는 선택지가 있는지 세무사와 상의해 볼 수 있습니다.

✅ 마무리
부모님 명의 집·토지 상속은 언젠가 닥칠 일이지만, 막상 닥치면 감정과 행정 절차, 세금까지 한꺼번에 몰려와 쉽게 마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상속세 구조와 농지 제도, 주택 관련 규칙을 미리 큰 틀에서 이해해 두면, 실제 상황에서 무엇을 누구에게 물어보고 어떤 선택을 할지 훨씬 덜 흔들리게 됩니다. 특히 농지처럼 규제가 많은 재산은 ‘그때 가서 알아보자’가 아니라, 지금 미리 정보를 모아 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의 고민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속은 없지만, 덜 복잡한 상속, 덜 서운한 상속, 덜 억울한 상속은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대화를 시작하고, 형제들과 큰 원칙을 공유하며, 전문가의 도움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상속은 ‘두려운 일’에서 ‘관리할 수 있는 과정’으로 바뀝니다. 오늘 가볍게라도 부모님 집·토지 현황을 확인해 보는 작은 행동이, 몇 년 뒤 가족 모두를 지켜 줄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떠오르는 질문과 걱정들을 메모해 두고, 하나씩 해소해 나가면 상속은 더 이상 막연한 부담이 아니라 준비 가능한 현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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